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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미래가 아닌 현재를 달린다, 자율주행차 A to Z



매일 아침 출근길, 이른 시간부터 쏟아지는 업무 때문에 휴대폰에서는 이메일 도착을 알리는 알람이 계속해 울립니다. 그러나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운전자의 두 손은 그저 운전대 위에만 머물러 있어야 하죠. 이때 우리는 특별한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 대신 운전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이죠. 이러한 소소한 일상 속 갈망이 자동차의 미래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운전과 자동차가 가진 의미를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자율주행차’에 대해 소개합니다.





'자율주행차'란? 


‘자율주행차(self-driving car)’란 무엇일까요? 운전자가 브레이크, 핸들, 가속 페달 등을 제어하지 않아도, 즉 차량을 조작하지 않아도 도로의 상황을 파악해 목적지까지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를 말합니다.


왜 모두들 자율주행차를 고집할까요? 가장 먼저, 교통안전 향상에 대한 큰 기여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각기 다른 제어를 통해 움직이던 자동차가 정확한 데이트를 바탕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교통사고와 교통체증은 획기적으로 감소될 수 있죠. 또한,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목적지까지의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령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 운전으로 인해 허비했던 통행시간을 여가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삶의 질과 생산성 역시도 향상될 수 있습니다. 그밖에 주차효율의 증가로 주차난을 해소할 수 있고, 배출가스 감소 등의 환경적 요인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운전 그만! 자율주행차의 기술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달리는 것일까요? 핵심 원리는 <인지 – 판단 – 제어>의 단계로 구분됩니다. GPS와 카메라, 라이더 등을 활용해 주변의 정보를 인식하고(인지단계), 주행 전략을 결정해(판단단계), 엔진과 방향을 제어하여(제어단계)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는 것, 이것이 자율주행의 과정입니다. 그렇게 자동차는 본 원리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소프트웨어가 자율주행차에 명령하고 자동차는 이를 실행하는 과정을 계속해 나가죠. 넓게는 비행기의 자동운항장치와 비슷한 개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의 개발을 주도하고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기술력’입니다. 자동차와 무관한 소프트웨어 검색 업체인 미국의 구글(Google)과 중국 인터넷 포털 업체인 바이두(Baidu)가 자율주행차 개발에 큰 역량을 다하고 있는 것은 위와 같은 논리에 대한 명백한 근거인 셈이죠.





자율주행 자동차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수십 가지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아래 표를 참고해 보세요.



▒ 자율주행차 실현을 위한 기술 

-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 주는 기술(HAD: 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

-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 방향 지시등 없이 차선을 벗어나는 것을 보완하는 기술)

-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후진 중 주변 차량을 감지, 경보를 울리는 기술)

-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설정된 속도로 차 간 거리를 유지하며 정속 주행하는 기술)

-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앞차를 인식하지 못할 시 제동 장치를 가동하는 기술)

- 혼잡 구간 주행 지원 시스템(TJA)


        




그렇다면, 기술을 갖춘 자율주행차의 오늘날의 수준은 어떠할까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발표한 기준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기술의 레벨은 0~4까지, 총 5단계로 구분하고 흔히 생각하는 스스로 달리는 자동차의 레벨은 4에 해당하며, 업계 최고 수준은 현재 3, 대부분의 업체는 2 정도입니다. 다가올 2020년경에는 레벨3의 상용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단계 

- Level 0: 운전자에 의해 완벽하게 제어되는 차량(직접 운전)

- Level 1: 1개 이상의 특정 제어기능을 갖춘 자동화 시스템(직접 운전/운전 보조장치)

- Level 2: 2개 이상의 특정 제어기능을 갖춘 자동화 시스템(주행상황 항상 주시)

- Level3: 가속, 주행, 제동 모두 자동으로 수행하는 자동화 시스템(자동운전 결정/필요 시 운전자 개입)

- Level 4: 100% 자율주행(운전자는 목적지 입력까지만 개입)


       




국내 자율주행차의 오늘과 내일 


발전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차의 오늘과 내일은 무척 밝습니다. 해외시장을 시작으로 국내까지 가속도를 붙이며 2040년경, 우리는 도로 위에서 자율주행차량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국내 자율주행차의 현주소는 어디인지, 앞으로 나아갈 길의 방향은 어느 쪽인지 알아보겠습니다.



▲ 네이버랩스 자율주행 차량 ‘프리우스V’ (이미지 출처: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성공적 도로주행까지! 


정부는 2016년 2월 12일을 시작으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 시행 차, 자율주행차의 시험·연구 목적에 따른 임시운행허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같은 해 3월,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차 제네시스를 제1호 차로 승인 받고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고속도로 1곳과 수도권 5곳 등에서 시험운행을 실시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연구는 서울대학교, 한양대학교,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교통안전공단, 카이스트(KAIST) 등까지 퍼져갔고, 총 13개에 달하는 허가증 발급을 기록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IT업계에서도 도전장을 내밀며, 첫 허가를 승인 받아 지난 2월 20일,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차 실제 도로 운행이 실시됐습니다.


현재 임시운행을 허가 받은 차량은 도로 주행이 가능합니다. 자율주행차를 시험 및 연구 목적으로 운행하려는 자는 안전운행 요건(보험가입, 사전 시점주행, 안전장치 탑재 등)을 갖춰 국토부 장관의 임시운행 허가를 받고, 어린이보호구역 등 일부 구간을 제외한 전국 모든 도로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 K-시티 (이미지 출처: 교통안전공단 홈페이지)



자율주행차 실험도시 구축부터! 


국내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에 힘 쓰고 있습니다. 특히 ‘K-City(K-시티) 구축에 몰두하고 있는데요, 혹 ‘M-City(엠 시티)’라고 들어봤나요? 이곳은 2015년 개방한 미국 미시간주의 자율주행차 실험 계획 도시로, 최근 국내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한 도시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연구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실제 도로환경과 달리 특정한 조건을 설정하고 신호등, 교차로, 빌딩, 터널 등 국내 도로환경을 면밀히 반영해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도시를 만들어 해당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2018년 대한민국의 자율주행차는 일부 차량에 한 해, 레벨3을 목표로 연구될 것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활동으로 안전성과 기능성을 입증할 계획이죠. 더 나아가 2020년에는 자율주행 레벨3 수준(부분 자율)에서 부분적 상용화를 통한 자율주행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국내 자율주행차의 시장도 머지않아 활성화를 띌 것으로 보이죠.





한편, 업계에서는 상용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 구현이 가능하기까지의 발전은 언제고 계속돼야 한다는 소리가 높죠. 또한 해킹에 대한 걱정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자율주행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양의 실시간 통신량과 복잡한 도심 속 도로의 변수도 연구해야 할 숙제입니다.


국내 자율주행차는 곧 있을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큰 발전이 예상됩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손의 움직임 없이 운전하는 자동차는 더 이상 상상 속의 물건이 아니게 됐죠. 하루 빨리 주행이 자유로운 스마트 자동차에 직접 탑승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