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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옛 건물, 다시 트렌드가 되다! 다이나믹 문화공간 ‘어반소스’



우연히 근사한 가게를 만났을 때 가던 길을 멈추고 나도 모르게 그 공간으로 들어가 본 적 있나요? 사람을 끌어 당기는 매력이 있는 공간은 애써 알리지 않아도 핫플레이스가 되곤 합니다. 멋진 공간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SNS 문화가 확산되면서 골목 사이에 숨어있는 가게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성수동은 이런 문화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지역입니다. 성수는 누구나 다 알만한 브랜드가 즐비하게 늘어서있거나 도로나 길이 세련되게 잘 가꿔진 곳은 아닙니다. 오히려 척 봐도 세월이 느껴지는 돌담길 사이사이에 정비소, 철물점, 오래된 슈퍼마켓이 자리잡고 있죠.


복고풍 분위기가 가득한 성수동에 트렌디한 행사가 열리고 사람이 몰리는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카페 겸 복합문화공간인 ‘어반소스’입니다. 문을 연 지 4개월 만에 국내 유명 패션디자이너 패션쇼, 화장품 브랜드 캠페인 행사, 자동차 브랜드 신제품 토크쇼 등 굵직한 문화 행사가 열렸습니다. 요즘 SNS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핫플레이스, ‘어반소스’를 소개합니다.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반소스를 맡고 있는 이호림이라고 합니다.



2. '어반소스'의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이름 짓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공간에 대한 정의를 생각하다 ‘어반소스’라고 지었습니다. 도시를 뜻하는 어반(Urban)에 근원이라는 뜻의(Source)를 붙여 만들었죠. 여러 가지 문화나 활동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 이호림 어반소스 대표가 일하는 사무 공간



3. 어반소스는 30년이 넘게 방치된 봉제공장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 문화공간을 만들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사실 성수동에서 찾던 공간은 카페나 레스토랑이 아닌 사무실이었어요. 패션 브랜드 유통 사업을 총괄하고 있어 그에 맞는 사옥을 찾다가 이 곳을 발견했습니다. 상수동, 홍대, 성수동 등을 고려하고 부지를 찾아 다녔는데요. 사실 성수동의 첫 인상은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여기가 왜 그렇게 인기가 많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사무공간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겸할 수 있는 넓은 부지를 찾고자 창고형 공장 지대를 많이 살펴보았습니다. 마음에 쏙 드는 장소가 없어 고민하던 중 마지막으로 본 곳이 바로 지금 어반소스가 자리한 공간이었습니다. 부동산 사장님은 ‘원하는 콘셉트는 아니지만 부지가 크니 한 번 구경해보세요’하고 보여주셨는데 건물 뒤로 크게 펼쳐진 정원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넓은 부지와 건물, 정원이 주는 분위기에 매료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했죠.



▲ 어반소스 건물 뒤에 자리잡은 정원


▲ 어반소스 건물 뒤에 자리잡은 정원



4. 어반소스는 내부 자재부터 가구, 정원까지 세련된 구성이 돋보입니다. 어반소스의 공간 구성 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반소스가 완성되기까지 약 4개월 정도 소요됐습니다. 손 볼 곳이 많긴 했지만 공간 자체가 주는 특유의 분위기가 좋아서 기존 건축물 형태나 구조를 많이 살렸습니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실시간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즉흥적으로 계획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한 가지 예로 레스토랑 파트 천장도 생각지도 못한 건축 구조를 발굴한 경우입니다. 공사 전에는 천장이 판으로 막혀 있었거든요. 천고가 높은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지붕을 열었는데 너무나도 멋스러운 목조 트러스트 형태의 마감이 드러났습니다. 60년대, 70년대에는 이런 공법이 최신 트렌드였다고 하더라고요. 트러스트 구조를 그대로 두고 일부 낡은 부품을 교체하거나 보강해서 지금의 모습이 탄생했습니다. 



▲ 봉제공장 당시의 목조 트러스트를 그대로 활용해 트렌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옛 것을 그대로 활용했지만 지금 어반소스에 방문하는 2030 젊은 세대는 이런 모습이 트렌드하다고 말해요. 패션도 마찬가지죠. 유행이 돌고 돌면서 복고가 인기를 누리기도 하잖아요. 사실 기존 건물 형태를 살려 리모델링하는 비용보다 신축 건물을 만드는 비용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어요. 그럼에도 어반소스가 가진 ‘옛것이 더 새롭다’는 가능성과 제가 느꼈던 놀라움을 대중과 함께 느끼고 싶어 시간의 흐름을 없애지 않고 조화롭게 배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봉제공장으로 운영되던 시절 사용하던 문을 그대로 두어 멋스러운 분위기를 살렸다



5. 카페, 베이커리, 레스토랑 등 F&B와 함께 여러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곳은 1961년도에 준공한 봉제공장이었습니다. 90년대까지 운영을 하다 공장이 문을 닫고 20년 동안 사용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하더라고요. 부지 곳곳을 둘러보고 확인하니 사무공간으로 운영하기에는 공간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손을 봐야 할 곳도 많았고요. 처음에는 전시장이나 쇼룸을 만들어볼까 생각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업계 특성상 하루에 많으면 7~8번 이상 미팅을 다니는데 내가 상주하는 공간에서 식사 미팅도 하고 차 미팅도 하고 회의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여기까지 생각이 다다르니 아이디어가 샘솟듯이 떠올랐어요. 주변에서 요식업계에 종사하는 친구들에게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사업 경험이 있는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일본 하얏트 호텔 출신 주방장 친구와 제빵 전문가를 찾아갔죠.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공간이 최종 목표이지만 기본이 탄탄한 F&B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업계에서 유명한 친구들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최종 목표는 어반소스가 ‘카페’나 ‘레스토랑’보다는 문화공간으로 불리는 것입니다. 문화 콘텐츠가 중심이 되고 다양한 음식과 먹거리가 함께 구비되어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 음료와 빵을 즐길 수 있는 카페 공간, 안쪽 레스토랑에서는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 어반소스 본관 옆에 자리 잡은 이벤트홀



6. 팝업스토어부터 화장품 캠페인 이벤트, 디자이너 패션쇼까지... 오픈 한 지 몇 개월 안 되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많은 고객들이 찾아오는 성수동 대표 공간이 됐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요? 


성수동은 강남, 강동 상권과 밀집하게 붙어있지만 아직은 교통이 편리하거나 상권이 잘 발달한 곳은 아니에요. 하지만 어반소스를 기획할 때 상권 등의 고민은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사무공간을 목적으로 부지를 알아보았기 때문에 그랬지만 F&B나 전시 공간을 마련할 당시에도 손님이 적으면 어쩌나 하는 고민은 하지 않았어요. 콘텐츠가 좋으면 고객이 찾아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죠.


어반소스 운영 방식이 온라인 브랜드 유통과 유사하다고 느꼈습니다. 눈길을 끌어당기는 콘텐츠나 홍보 방법이 있으면 수 많은 브랜드 속에서도 우리 브랜드를 찾아오거든요. 오프라인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재미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알아서 찾아볼 것이라 생각했죠.


사실 어반소스는 자제적으로 홍보를 진행한 적이 없어요. 입소문을 통해 알려졌죠. 온라인 브랜드를 홍보할 때 기업을 적용해 브랜드 행사나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공간이 주는 힘이 강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디어 단계부터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채워보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구성했죠. 브랜드 유통업계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여러 브랜드 담당자와 친분이 있어요. 제가 대관을 제안하기도 하고 친구들이 이 공간을 보고 먼저 장소 협찬을 요청하거나 주변 지인에게 소개하는 식으로 입소문이 났습니다. 최근에는 어반소스를 찾아주신 고객 분들께 불편이 가지 않도록 대관 횟수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 현재 이벤트홀에서는 주류 브랜드 써머스비와 연계해 볼풀장을 운영하고 있다



7. 방문한 손님에게 어반소스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나요?  


올 때 마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카페나 레스토랑 운영 등이 안정화되면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젊은 신진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고객이 스트리트 브랜드 매장에서 옷을 구입하듯 예술 작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전시 겸 팝업스토어도 계획하고 있고요. 


현재 어반소스 입구와 이벤트 공간 외벽에 그려진 그래피티 벽화도 브랜드 캠페인 활동입니다. 게임 클래시 로얄의 대표 캐릭터를 소재로 두 그래피티 작가가 배틀하는 모습을 2D로 담았습니다. 그래피티를 그려가는 과정 자체부터 배틀을 하는 콘셉트로 현재 배틀 동영상이 제작 중인데 흥미로운 결과물이 나올 것 같습니다.


사실 그래피티는 어반소스 공간의 분위기와 꼭 맞는 활동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래피티라는 예술 활동을 알리는데 저희 공간이 활용되면 좋겠다고 생각해 프로젝트를 수락했어요. 어반소스는 이처럼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이 열리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야 오시는 분들도 늘 새롭고 재미있다고 느끼실 테니까요. 제가 느끼는 것처럼요.



▲ 어반소스 외관에 클래시 로얄 캐릭터로 그래피티 배틀을 진행했다



8. 앞으로 성수동이 어떤 공간으로 변화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요? 


회사를 운영하면서 주요 핫플레이스라 불리는 곳에 사옥을 둔 경험이 많은데요. 특정 한 가게만 잘 되기 보다는 두루두루 잘 되었을 때 그 상권이 오래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성수동에도 트렌디한 인테리어와 훌륭한 제품, 음식,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공간이 꽤 많아졌다고 생각해요. 이 곳들이 함께 성장해서 성수동이 가진 특색 있는 분위기를 잘 이끌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홍대의 경우 여러 클럽이 결합해 ‘클럽데이’를 운영하며 동네의 문화를 만들어가잖아요. 성수동도 지역상권이 같이 할 수 있는 활동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 현재 다른 브랜드 담당자를 만나며 그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작가들이 활동하는 소사무실 공간 대여 활동 등 젊은 친구들이 자리잡을 수 있는 사업도 같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9. 마지막으로 2017년 목표와 다짐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어반소스가 문을 연지 이제 4개월 정도가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활동을 보여드렸는데 앞으로도 더욱 재미있고 변화무쌍한 공간이 될 예정입니다. 더불어 올해 안에 2호점도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내가 좋아야 남도 좋고, 내가 재미있게 느껴야 남도 재미있다고 생각한다’는 이호림 대표의 말처럼 어반소스는 내가 재미있게 느껴서 친구에게 추천하게 되는 공간입니다. 그런 매력 덕분에 SNS에서 인기스타가 될 수 있었겠죠? 성수동과 함께 발전하는 모습을 꿈꾸는 다이나믹 플레이스, 어반소스에서 음료와 식사, 그리고 문화를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