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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전기압력밥솥으로 밥 하는 법! 원리를 알면 더 쉽다



얼큰한 국물에 따뜻한 밥 한 끼가 떠오르는 겨울입니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밥에 대한 그 애정이 각별한데요. 그것은 비단 오늘의 우리만이 아니었습니다. 오늘은 맛있는 밥을 위해 옛 선조들이 만든 가마솥의 원리와 그 원리로 탄생한 통가열식 전기압력밥솥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쌀 한 알 한 알 맛있게! 가마솥





선조가 사용하던 전통 가마솥은 나무와 불 그리고 무쇠의 호흡으로 따끈한 음식을 만들어내는 취사도구였습니다. 그 당시엔 집집마다 부뚜막에 가마솥을 걸어 놓고 밥을 지었는데, 이 부뚜막은 온돌의 아궁이와 연결되어 있어 가마솥에 사용된 열기로 방을 따뜻하게 데우는 효과까지 가능했습니다.





가마솥으로 지은 밥은 유난히 고소하게 느껴집니다. 이 밥맛을 내는 비밀은 바로 묵직한 솥뚜껑의 무게와 솥의 두께에 있습니다.


솥 전체 무게의 1/3에 달하는 뚜껑을 덮으면 솥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고, 그 압력으로 물의 끓는점이 올라갑니다. 100℃ 이상의 고온에서 짧은 시간 내 익히기 때문에 쌀 한 톨 한 톨 더 잘 익게 되는 것입니다. 고소한 맛과 반지르르한 윤기 흐르는 밥은 이때 탄생하게 됩니다.





또한 솥 전체에 열이 고르게 전달되어야 최고의 밥을 맛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바로 솥의 두께입니다. 불이 직접 닿는 솥의 바닥은 두껍게 만들고 옆면은 상대적으로 얇게 만들어, 열전도율이 낮아 뜨거워지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한번 달궈지면 좀처럼 식지 않는 무쇠의 특성을 고려한 과학적 원리가 담겨있습니다.


비록 이제는 가마솥에서 밥을 짓는 일이 거의 없지만 가마솥에 담긴 선조들의 지혜는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에도 여전히 진화하여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마솥의 원리를 바탕으로 솥 전체를 동시에 가열해 쌀을 익히는 통가열식 전기압력밥솥이 바로 그것입니다.



현대판 가마솥! 통가열식 전기압력밥솥





전기밥솥 하나 없는 집이 과연 있을까요? 1965년 전기밥솥이 우리나라에 첫 등장한 후, 현재 가구당 보급률이 약 95%에 달하며 가정마다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가전제품이 되었습니다.


초기 전기밥솥의 기능은 취사만이 유일했습니다. 이후 보온기능까지 탑재한 전기보온밥솥이 등장했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 전통 가마솥의 밥 짓는 원리를 현대의 기술로 구현한 통가열식 전기압력 밥솥입니다.





통가열식 전기압력밥솥은 쌀을 담는 내솥의 전체를 구리 코일로 감는 ‘전자 유도 가열 기술’을 적용하였습니다. 구리 코일에 전류가 흐르면 열이 발생하고, 그 열로 솥 전체가 뜨거워집니다.


이는 가마솥의 원리를 응용한 것인데, 쌀의 원형은 고스란히 유지하는 것은 물론 영양분 파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내부압력을 높이는 가마솥의 솥뚜껑 역할 기능을 위해 내솥과 뚜껑을 톱니 바퀴식으로 제조하여 수증기가 빠져나갈 수 없게 설계했습니다.


더불어 밥을 지을 때 가장 적합한 2기압을 넘게 되면 기체가 빠져 나오도록 자동화했습니다. 이외에도 열전도율 원리를 반영하기 위해 내솥의 바깥 부분을 금이나 구리로 마감하고, 몸통 부분을 볼록한 형태의 가마솥 외형으로 디자인하기도 합니다.



더욱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한 팁!


➊ 밥 지을 때 쌀은 몇 번 씻는 게 좋을까?

요즘에는 도정기술의 발달로 시중에서 깨끗한 쌀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먼지나 냄새 정도를 제거해주기 위해서는 손가락을 갈고리 모양으로 만들어 살살 휘젓듯 2~4번 정도만 가볍고 빠르게 씻어주세요.


➋ 쌀 씻을 때, 찬물? 뜨거운물?

뜨거운 물로 쌀을 씻으면 쌀에 있는 전분이 찬물로 씻을 때보다 많이 씻겨 나가 밥의 단맛과 차짐을 떨어뜨려 밥맛에 차이를 보입니다. 손이 시려도 밥맛을 위해선 찬물로 쌀을 씻어주세요.


➌ 취사 후 밥을 젓는 이유?

젓지 않고 그대로 두면 밥이 딱딱해지면서 그야말로 떡이 됩니다. 밥을 짓는 과정에서 쌀알 사이사이에 뜨거운 증기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골고루 저어서 증기를 빼주어야 식감이 좋고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❹ 취사의 핵심, 쌀과 물의 황금비율은?

보통 밥을 지을 때 물은 손등까지 올랑 말랑할 때까지라고 하지만 사람마다 손등의 두께가 달라 이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쌀과 물의 황금비율은 1:1로 해주세요.


❺ 쌀을 물에 불리는 이유는?

물에 불린 후 밥을 지으면 수분도가 향상됩니다. 생쌀에는 15% 정도의 수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쌀을 씻는 과정에서 물이 흡수되면서 18%까지 증가합니다. 추가적으로 30분~1시간 정도 물에 불리면 수분 함량이 30%까지 증가합니다. 이런 쌀로 밥을 지으면 윤기가 흐르면서 차진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단, 너무 오래 불리면 영양소가 다 빠져나감은 물론 밥이 질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부엌에서 절대 없어선 안 되었던 아궁이와 가마솥은 이제 어느 시골 마을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옛 것이 되었지만 밥을 짓는 선조들의 지혜만은 그대로 남아 현대에 맞게 진화한 전기압력밥솥이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형태가 어떠하든 갓 지어낸 밥에 피어나는 연기와 윤기, 그리고 고소한 밥은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마음까지도 든든하게 해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따끈한 밥 세 끼를 먹으며 오늘을 또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