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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소식

신도문화공간, <석양, 그 너머에> 표희선 개인전 개최

 

※ 코로나19로 인한 추가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관객 초대 없이 내부 전시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관객 여러분들께 불편을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2D & 3D 전문기업 신도리코가 창립 61주년을 기념하여 서울본사 ‘신도문화공간’에서 표희선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 제목은 <석양, 그 너머에>이며, 표 작가는 1980년부터 2015년까지 약 35년간 신도리코에서 재직한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표희선 작가는1980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신도리코에서 수출사업부장과 기술연구소장,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며 신도리코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힘써주었습니다.

 

이번 전시 주제는 ‘석양’으로 작가가 은퇴 후의 마음을 하루가 저무는 시간에 투영한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전시회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전시회는 코로나19 추가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초대 없는 내부 전시로 되지만, 전임 사장에서 사진작가로 변신한 표희선 작가가 전하는 후배 임직원들을 향한 반가운 인사이자 따뜻한 조언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청명한 날에는 석양이 아름답지 않더라

 

 

<석양, 그 너머에>에서 표희선 작가는 바쁘게 보내온 지난 현역 시간을 마무리하고 은퇴라는 인생 제 2 막을 시작하는 시점을 석양에 빗대어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단순한 사진 작품을 넘어서 표작가님이 살아온 인생과 은퇴 후의 작가님의 생각 그리고 새로운 삶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번에 전시된 작품에 대해서 이러한 글을 남겼는데요.

 
청명한 날에는 석양이 아름답지 않더라 

사람의 한평생을 하루라고 치면, 현역에서 은퇴하는 때는 하루 중 언제쯤일까? 어두운 모태 속에서 밝은 세상으로 나오는 탄생의 시기는 아무래도 해가 뜨는 일출 시점이 가장 어울리겠다.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한 성장과 교육은 오전 중에 마쳐야 하겠고, 그 다음은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며 바쁜 일상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오후 시간이 되겠지. 그리고 드디어 어스름 해가 지는 저녁 무렵이면 마치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처럼 현역에서 은퇴하는 시간이 찾아온다. 

생각해보니 은퇴와 석양은 어딘가 서로 닮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우선 하루 24시간 중에 일출 시점을 하루의 시작이라 하면 석양 시점에는 아직도 하루의 상당 시간이 남아 있다. 사람에게도 백세시대라고 하는 요즘에는 은퇴 후에도 생을 마치기까지 오랜 시간이 남아 있다. 서서히 어둠이 깊어지며 하루를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인 석양처럼, 바삐 살아온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그때는 미처 몰랐던 미숙했던 일들을 되새기며 인생을 마무리해 갈 수 있는 기회는 은퇴가 우리에게 주는 귀한 선물이다. 

석양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것은 해가 지기 전 오후 시간의 날씨인데,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오후였다면 그날의 석양은 그다지 아름답지 못하다. 석양이 아름다워지려면 지는 해의 빛을 받아 다양한 빛깔로 반사시키는 적당량의 구름이 있어야 한다. 인생에서도 오랫동안 익숙했던 일상에서 물러나 은퇴하면서 주어지는 낯선 구름 같은 환경 속에서 어렵게 새로운 길을 찾아 나가는 사람에게서 석양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지 않을 까. 이제부터 만들어 가는 내 인생의 석양은 어떤 모습일까? 

석양 후 새롭게 펼쳐지는 아름다운 도시 야경같은 날들을 꿈꾸며 아현동 고갯마루에서. 
표희선.

 

 

 

표작가님의 사진전을 보고 강재훈사진사숙 연구원장 강재훈 사진가는 이러한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표희선 사진전 <석양, 그 너머에>에 붙이는 글

자연을 재창조해낸 것을 문화 콘텐츠라 할 수 있고, 예술에서의 근본적인 창조 행위는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진에서는 어떤 소재를 찍어야 하고 어떻게 찍힌 사진을 예술 행위라 할 수 있을까요? 많고 많은 사진의 소재 중 해지는 석양 풍경은 이미 많은 사람이 찍었고 지금도 찍고 있을 것입니다. 여행 중에 서쪽 바다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차분히 하루를 마감하던 사람들, 아니면 큰 산 너머로 아련히 지는 해를 바라보며 생각의 깊이를 키우던 사람들. 그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다시 새날을 살아가는 에너지를 건네던 석양을 사진으로 남기는 일은 그날의 추억을 고이 간직하는 일이고 때론 예술 행위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일출 풍경을 더 좋아할까요? 아니면 석양 풍경을 더 좋아할까요? 미명의 새벽을 뚫고 올라오는 일출은 찬란하고 역동적입니다. 하지만 순식간에 밝아져 우리가 익숙한 일상의 빛으로 변해버리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반면 천천히 그 모습을 삭이는 석양은 차분하고 안온할 뿐 아니라 일몰 후 남는 긴 여운은 서서히 찾아오는 어둠과 함께 다소 철학적이며 숨을 크게 하는 깊이감이 있습니다. 여기 그 석양을 서울 도심의 아파트에서 거의 매일 바라본 뒤 가볍지 않은 시선과 색채로 그려낸 표희선 작가의 사진들이 전시됩니다.

“은퇴하고 사진을 배운다고 하시기에 아마 멋진 풍경을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시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주변에서 그런 분들을 많이 봤거든요. 하지만 그게 아니고 매일 저녁 베란다 창밖으로 지는 석양을 찍고 계시더라고요.” 에둘러 남편의 사진 행위를 불러내 긍정하고 격려하는 아내의 말이 또렷합니다. 평생 다니던 직장에서 정년퇴직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 60대 중반의 작가는 동년배들처럼 ‘세대’를 앞세우지 않고 다시 청년 마음으로 돌아가 ‘시대’를 살기로 한 것 같습니다. 처음엔 기록하듯 관조적으로 바라보던 그의 시선에 시간이 쌓이고 생각이 쌓이더니 어느새 마젠타와 싸이안이 정반합을 이뤄 서사가 되었습니다. 다름 아닌 새날을 살아갈 희망 노래가 된 것입니다.

석양 그 너머에 기다리고 있을 내일이 분명 밝고 건강할 거란 기대와 함께 사진이 스스로 말을 하게 만든 표희선 작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강재훈 사진가의 말씀을 듣고 나니 정년퇴직 후에, 새롭게 펼쳐질 표희선 작가님의 작가로서의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 더욱 기대가 되는데요. 신도리코도 앞으로 표희선 작가님의 작품 활동을 응원할 예정입니다. 현재 신도리코는 신도문화공간을 통해 다양한 기획전을 주최하며 임직원과 지역사회 문화 역량을 높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미술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신도리코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전시일정

 

신도문화공간 <석양, 그 너머에> 표희선 개인전

장소 : 신도문화공간

일시 : 2021년 7월 7일 ~ 2021년 8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