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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명화를 말하다, 자화상에 드러나는 선명한 고독의 그림자 ‘반 고흐’

안녕하세요, Sindoh의 신대리입니다.

 

Sindoh 기업 블로그 <신도리안>에서는2014년부터 세계 명화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번 시리즈의 첫번째 화가는 바로반 고흐입니다. 선명한 색채와 정서적인 표현 기법으로 20세기 미술에 큰 영향을 준 반 고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 중 한 명입니다.

 

 

 

▲ 자화상(1889)_오르세 미술관

 

 

그는 외부와 단절된 채 생애 마지막 2년 동안 파리에서 무려 2,000여 점의 자화상과 풍경화를 그렸습니다.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이나 <자화상>에서 엿보이는 아라베스크한 무늬는 고독했던 그의 삶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오늘날까지 외롭게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불꽃같이 격렬한 인생을 살았던 반 고흐의 미술 세계를 함께 보시죠.

 

 

파리에서의 불꽃같은 삶

 

‘비운의 천재 화가라고 불리는 빈센트 반 고흐는 죽은 형과 같은 날에 태어나 형의 이름을 물려받았습니다. 이러한 일화는 그의 삶이 어쩌면 태생적으로 불운이 예고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런 그에게 그림은 운명 그 자체였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그림에 두각을 나타낸 반 고흐는 삼촌의 도움으로 헤이그에서 아트 딜러로 일하며 예술적 안목을 키워나갔습니다. 그는 이후 네덜란드와 파리를 오가며 작품 활동을 계속했습니다.

 

 

▲ 몽마르뜨 언덕의 초상화(1887)_반 고흐 뮤지엄

 

 

 

▲ 자화상(1887)_시카고 미술관

 

 

33살이던 1886, 파리로 건너간 반 고흐는 인상파 화가들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모델을 구할만한 금전적 여유가 없었던 그는 자화상과 정물화를 많이 그렸습니다. 40여 점의 자화상 중 절반 이상이 파리에서 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노란 집(1888)_반 고흐 뮤지엄

 

 

이후에는 화가 공동체를 세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남프랑스 아를(Arles)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따뜻하고 햇볕이 잘 드는 그곳에서 폴 고갱과 함께 작업하기 위해 노란 집을 마련했지요. 예술적 지향점이 같았던 두 사람은 한동안 노란 집에서 작업을 계속했으나 화가 공동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논쟁이 오갔습니다. 이윽고 고갱은 노란 집을 떠났고, 불안과 고독으로 몸서리치던 반 고흐는 자신의 귓불을 자르는 불행한 결말을 맞습니다.

 

 

▲ 아를의 집(1888)_반 고흐 뮤지엄

 

 

고독으로 몸부림친 흔적

 

고갱과의 이별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반 고흐는 1889, 귀에 붕대를 감은 자신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거울로 얼굴을 비춰보면서 그린 이 그림의 색채와 기법은 영혼없는 표정만큼이나 외로웠을 그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 귀를 자르고 나서 그린 자화상(1889)_코톨트 갤러리

 

 

전체적으로 파란색과 청록색이 주로 사용됐는데, 이 색은 고흐의 얼굴과 머리, 수염에 사용된 붉은색들과 대조를 이룹니다. 이러한 색채 배치는 인상파 화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색 대비로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또 물결치듯 표현된 머리와 정적인 그의 표정은 또 다른 대조를 이루는데, 이는 배경의 아라베스크 한 무늬와 만나 한층 부각됩니다.

 

반 고흐 특유의 소용돌이치는 아라베스크 무늬는 그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시기부터 나타나는 기법인데, 이는 그가 겪고 있던 고통과 불안함을 보여줍니다.

 

 

 

▲ 별이 빛나는 밤에(1889)_뉴욕현대미술관

 

 

또 다른 자화상, 노란 해바라기

 

반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자냉에게 작약이 있고 쿠스트에게 접시꽃이 있다면, 나에게는 해바라기가 있다며 해바라기를 향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는데요. 고갱의 방을 장식해주기 위해 하나 둘 그리기 시작한 <해바라기>에는 단순한 정물화처럼 보이지만 이 그림들에는 반 고흐의 감정선()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 해바라기(1887)_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 해바라기(1888)_런던 내셔널 갤러리

 

 

1887년에 그려진 <해바라기, (1887)>와 이듬해에 완성된 <해바라기, (1888)>를 비교해봅시다. 전자는 차분한 느낌의 노란색을 띱니다. 반면 후자는 생명력이 넘치지만 마치 태양을 좇아 절규하는 듯한 노란색으로 표현됐습니다. 후자의 해바라기 그림에는 활짝 피어 있는 꽃도 있지만 어떤 꽃은 바닥을 향한 채 시들어 있습니다. 이는 외로운 반 고흐의 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피었다 지는 해바라기에 자신의 짧고 비극적인 삶과 예술을 투영하려 했던 것이 아니엇을까요.

 

말년에 반 고흐는 자신을 녹여가며 빛을 밝히는 촛불처럼 격정적인 작품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살아있을 때는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지만 오늘날 그의 작품은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서 관람객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반 고흐의 작품과 인생이야기 어떠셨나요? 다음에도 명화와 화가의 심도 깊은 이야기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