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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글로벌 에티켓] 너와 나를 구분 짓는 영국의 철저한 개인주의 문화

안녕하세요, 신도리코의 신대리입니다.


예절과 에티켓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는 영국이 왜 ‘신사의 나라’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영국 사람들은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으며 개인의 영역을 중시하는 사고가 발달해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 정서가 정(情)에 기반한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행동이 영국에서는 큰 실례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 간의 친근함을 표현하는 데에도 예의가 필요한 영국의 에티켓을 함께 알아봅시다.





영국은 악수를 반기지 않는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영국에는 그 문화만의 에티켓이 존재합니다. 영어 실력은 훌륭하지만, 에티켓을 미처 숙지하지 못한 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김한국씨가 겪은 에피소드를 함께 들어볼까요?



김한국 씨는 능수능란한 어학실력을 갖추고 있어서 두려움 없이 영국 유학 길에 올랐습니다. 능숙한 영어 실력 덕분에 현지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영국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친구가 될 수 있었고, 한국 씨에게는 ‘알렉스’라는 단짝 친구도 생겼습니다. 알렉스는 자신의 여자친구 제니가 김한국 씨가 친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에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제니와도 친해진 김한국 씨는 제니의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게 되었습니다. 빈 손으로 생일 파티에 갈 수 없다고 생각한 한국 씨는 알렉스에게 제니가 좋아할만한 선물을 물었고, 선물을 사서 파티장으로 향했습니다.


파티장에 도착한 김한국 씨는 제니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야 한다 생각했고, 처음 만났을 때처럼 악수를 청했습니다. 그 순간 제니는 갸우뚱 하는 표정으로 알렉스를 쳐다봤고, 알렉스는 황당한 눈빛으로 “처음 본 사이도 아닌데 굳이 악수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김한국 씨를 무안하게 했습니다. 순간 한국 씨는 너무 예의를 차린 자신의 행동이 분위기를 망쳤다 생각했습니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 한국 씨는 제니에게 “키가 몇이에요?”,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같은 친근감 있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대답 없이 인상만 찌푸리던 제니가 마침내 김한국 씨에게 “당신은 참 예의가 없군요.”라고 톡 쏘아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알렉스는 한국 씨에게 네가 많이 실수한 거라고 조언했지만, 그는 무엇 때문에 제니가 화를 내는지 알 수 없어 난감할 뿐이었습니다.




악수와 개인적인 질문에 주의하자


영국 사람들은 오랜만에 만나거나 처음 만난 자리가 아니라면 악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여성이 악수를 먼저 청하지 않았다면 남녀간의 악수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이웃 간의 거리를 두고 타인에게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영국의 국민성과도 연관이 깊습니다. 또한 영국 사람들에게는 개인적인 질문 또한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영국에서는 개인적인 관심이 오히려 상대를 불편하고 하고, 껄끄럽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는 영국의 식사예절


영국에서 식사를 할 때 ‘쩝쩝’ 소리를 내며 먹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또한 큰 그릇에 음식이 나오면 자신의 그릇에 덜어먹어야 하며 이를 위해 몸을 일으킬 때는 식사 중인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방에게 그릇을 건네 달라고 부탁한 뒤 직접 덜어 먹는 것이 예의 바른 행동입니다. 상대방과 나와의 공간 구분이 철저한 영국에서는 식사 시에도 타인의 자리를 침범하는 것을 꺼려합니다.






오해를 살 수 있는 제스처 브이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사진을 찍을 때 손가락으로 브이(V)모양을 만들어 사진을 찍습니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손가락 ‘브이’를 안쪽으로 그리는 형태를 취하면 욕이 됩니다. 옛날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을 하던 시기에 프랑스는 활을 잘 쏘는 영국군의 검지와 중지를 절단했고, 이러한 역사적 아픔에서 ‘브이’ 제스처는 안 좋은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영국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함부로 손가락 제스처를 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남녀별 각기 다른 자기소개 호칭


영국 남성들은 상대방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미스터(Mr.)’를 빼고 성이나 이름 전체를 말해야 합니다. 미스터(Mr.)를 붙여 이름을 소개하면 자신을 존칭으로 불러달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무례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반면 남성과 다르게 여성의 경우는 성 앞에 ‘미스(Miss)’ 또는 ‘미세스(Mrs.)’를 붙여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영국 에티켓 TIP


• 영국 사람들은 복장에 대한 전통을 중시해 오페라, 연주회에 갈 때는 반드시 정장을 착용한다.

• 영국은 왕실을 존중하는 문화가 있으므로 왕실에 대한 험담을 하지 않는다.

• ‘레이디 퍼스트’가 기본인 나라이므로 여성이 실내에 들어섰을 때 여성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남성들은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야 한다.




한국과 다르게 영국은 ‘우리’보다는 ‘개인’을 중시하는 문화를 지니고 있습니다. ‘개인’을 우선시 하는 문화에서 비롯된 에티켓을 하나하나 숙지한다면 영국 친구를 사귀거나 영국 사람과 비즈니스 관계에서 만나게 되더라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