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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뮤지엄 건축학개론] 곡선미의 정점에 서다 ‘MAC-니테로이 현대미술관’

안녕하세요, 신도리코의 신대리입니다.


‘뮤지엄 건축학개론’에서 소개할 미술관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MAC-니테로이 현대미술관’입니다. 사각형 프레임에 갇힌 미술 작품과 달리 ‘MAC-니테로이 현대미술관’은 곡선이 가진 아름다움으로 가득합니다. 해안 절벽 위 불시착한 우주선처럼 신비로운 매력이 가득한 미술관에서 예술이 펼쳐낸 우주를 감상해봅시다!






니테로이의 바다를 안은 미술관


1996년 완공된 MAC-니테로이 현대미술관은 브라질의 작은 위성도시 니테로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독특한 건축물로 니테로이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미술관은 브라질 현대 미술의 대표 컬렉션인 조앙 사타미니 컬렉션을 소장하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이후 라틴아메리카의 예술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도심에 위치한 미술관들과는 달리 MAC-니테로이 현대미술관은 아찔한 해안 절벽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과나바라 만과 어우러진 경관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과도 같다는 찬사를 받습니다.


미술관의 진입로 역시 나선형 미끄럼틀을 연상시킵니다. 건물을 둘러싼 풍경을 감상하며 라틴아메리카의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하니, 미술관에 들어서기 전부터 관람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콘크리트의 피카소가 설계한 곡선의 미학


‘콘크리트의 피카소’, ‘곡선의 왕’ 등으로 불리는 브라질의 건축가 ‘오스카르 니에메예르’의 손에서 탄생한 MAC-니테로이 미술관은 그의 칭호에 걸맞게 곡선미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그는 회고록에서 “나를 매혹하는 것은 자유롭고 감각적인 곡선, 즉 파도와 능선 등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곡선들”이라 언급할 정도로 곡선미를 중요시했습니다.


미술관 외관은 뒤집힌 원뿔을 연상하게 합니다.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구조의 가장 아랫부분은 얕은 수심의 물웅덩이로 되어 있는데, 밤이 되면 물웅덩이가 조명 빛을 반사해 마치 떠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미술관의 내부 역시 곡선미를 강조했습니다. 1층에 위치한 운영시설의 창문은 사선으로 40도 기울어져 있어 외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 맞은편에는 원의 중심부를 따라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의 양 옆으로 미의 장관이 펼쳐집니다. 2층은 천장 중앙에 커다란 원형 조명을 설치해 곡선미를 살리면서도 호선을 그린 벽을 육각형의 모서리로 나눠 관람객들의 동선을 자유롭게 만들었습니다.






지하에 위치한 비스트로 MAC은 천장에 같은 크기의 원형 조명을 달아 원형의 부피감을 살리면서도, 벽에는 사각형의 조명을 달아 대조의 아름다움을 나타냈습니다. 특이한 것은 지하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절벽 위라는 특수성 때문에 외부의 풍경을 감상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입니다.


라틴아메리카의 예술품을 생소해하던 관람객들도 편안한 곡선에 둘러싸여있는 사이 어느새 여유로워집니다. 그것이 바로 건축 또한 예술이라 여긴 니에메예르의 정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MAC-니테로이 현대미술관의 작품들


1960년대 중반에 시작된 조앙 사타미니 컬렉션은 지난 50년 동안 브라질 예술계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 예술 그룹 중 하나입니다. 컬렉션은 시대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되며 각 컬렉션은 그 시대의 정신과 문화를 담고 있습니다.


1960년대

니테로이 미술관에서는 미국의 예술을 모방하는 것에서 벗어나 브라질만의 예술을 창조하려 했던 초대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의 형식을 파괴하는 예술기법을 통해 억압받던 당시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예술가들의 저항정신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 알루이지오作 - 제목없음(1964) | 캔버스에 유채




▲ 레이먼 콜라레스作 - 개체 버스(1969) | 페인트 금속에 에나멜



1980년대

민주주의의 반환을 통해 브라질의 예술은 조금 더 자유로워졌습니다. ‘리지아 클락’의 이동하는 조각은 틀을 파괴하며 자유분방한 라틴아메리카 예술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 레오닐슨作 - 유연성(1983) | 캔버스에 아크릴




▲ 리지아 클락作 - 제목없음(1988) | 조각



2000년대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브라질의 예술은 형식뿐만 아니라 도구와 장르의 경계까지 허물었습니다. 유채나 수채화가 아닌 잉크를 사용한 인쇄 작품은 기술의 발전과 예술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한 멋진 해답입니다.



▲ 알트라作 - 아나 C.(2002) | 재활용 종이에 인쇄




▲ 크리스티나 살가도作 - 이미지로 쓰다(2008) | 조각



과나바라 만이 내려다보이는 절벽에 늠름하게 자리잡은 ‘MAC-니테로이 현대미술관’은 곡선미의 정점에 선채 전세계의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브라질에 방문한다면 미술관의 웅장함을 꼭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