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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물의 도시 위 펼쳐지는 예술의 날갯짓 <밀워키 예술 박물관>

안녕하세요, 신도리코의 신대리입니다.


인디언어로 ‘물이 모이는 곳’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미국 위스콘신 주. 그곳의 대표 도시 밀워키에 자리한 밀워키 예술 박물관은 온통 백색의 외관으로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요트나 자유롭게 하늘을 날던 백조가 잠시 물 위에서 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아하면서도 힘찬 백조의 날갯짓처럼 예술의 고풍과 역동성을 모두 보여주는 밀워키 예술 박물관으로 함께 떠나보겠습니다.






건축에 미학과 기술을 더하다


1957년 세워진 밀워키 예술 박물관은 여러 번의 증축 끝에 웅장하고 아름다운 현재의 모습을 완성했습니다. 밀워키 다운타운 방향에서 보행자용 다리를 건너면 만날 수 있는 박물관은 바다만 한 넓이를 자랑하는 미시간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높이가 61m에 이르는 72개의 용골이 날개 모양으로 넓게 펼쳐져 있는 상층부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미시간호에 떠있는 우아한 백조를 연상하게 합니다.


박물관을 설계한 산티아고 칼라트라바는 주로 인체와 조개 등 생물에서 영감을 얻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밀워키 예술 박물관의 형태 역시 새의 날개에서 따온 것으로, 현대 예술의 역동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나타내기 위해 차용한 것입니다.





또한, 버크 브리즈 솔레이라 불리는 날개모양의 용골은 미학적 가치 외에 선 스크린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날개가 펴고 접히며 자외선의 양을 조절하고, 부착되어있는 핀센서가 지속적으로 풍속과 풍향을 체크해 풍속이 시속 65km를 넘어가면 날개가 자동으로 접히기도 합니다. 이는 건축적 요소가 기능적 역할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키네틱 건축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예술에 엔지니어링을 입혔다는 평가와 함께 다수의 건축상을 휩쓰는 쾌거를 낳기도 했습니다.



호수를 바라보며 떠나는 예술 여행


밀워키 예술 박물관 내부에서 천장부를 바라보면 천장 전체를 덮고 있는 선 스크린을 통해 자연광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전시장을 잇는 통로와 식당, 카페에서 탁 트인 미시간호의 풍경을 만날 수 있어 하얀 유람선을 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용골에 가려 외부에선 보이지 않지만 주 전시관은 피라미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높은 천장을 가지고 있어 더욱 넓은 느낌을 주고, 천장에도 다양한 미술품으로 장식해두는 등 벽면뿐만 아니라 전시공간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채광창 역시 다양한 모양으로 뚫려 있어 단조로운 느낌을 피합니다.






또한 관람객들은 박물관의 내부를 걷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예술을 체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물고기 속을 걷는 듯 백색 뼈대 모양의 구조물들이 긴 복도를 채우고 있고, 구조물에는 보행자 모양의 그림이 새겨져 있어 복도를 걷다 보면 그림을 따라 여행을 하는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승강기 상단에는 LED로 만들어진 전광판이 부착되어있는데 박물관과 현대 예술에 대한 대화를 보여주며 관람객들의 흥미를 유발합니다.


밀워키 예술 박물관은 공업도시라는 이미지에 갇혀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갖지 못했던 위스콘신주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건축 양식뿐만 아니라 소장 작품들의 퀄리티가 높기로도 정평이 나있으니, 밀워키가 물의 도시, 공업의 도시에서 예술의 도시로 거듭날 날이 머지않아 보입니다.






밀워키 예술 박물관의 작품들


밀워키 예술 박물관에는 19세기에서 20세기 현대 미술작품이 주로 전시되어있지만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 다양한 종류의 예술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회화와 조각뿐만 아니라 인쇄물, 전통가구, 비디오 아트에 이르기까지 예술 박물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예술 전 분야의 전시품들이 총망라되어있는 박물관의 소장품들을 소개합니다.


19세기 이전의 예술 작품

밀워키 예술 박물관에 전시된 19세기 이전의 작품들은 주로 회화, 조각 등으로 종교적 색채가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 장 오노 레 프라 고 나르 作 | 목자 | 1750 | 캔버스에 오일




▲ 루카스 드 에레 作 | 트리플 초상화 | 1570 | 슬레이트에 오일



19세기 예술 작품

19세기 들어 예술은 더욱 정교해졌고, 미대륙의 예술이 발전하면서 유럽의 예술 문화와 함께 융성한 발전을 이뤘다. 또한 활발한 교역은 예술의 확장을 도왔습니다.




▲ 조지 헨리 보우 作 | 두 작별 | 1873 | 캔버스에 오일



▲ 제임스 티소 作 | 런던 방문자 | 1874 | 캔버스에 오일



20세기 예술 작품

밀워키 예술 박물관에는 샤갈, 뭉크 등 20세기 현대 회화를 상징하는 거장들의 작품은 물론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같은 유명 사진가의 작품까지 폭넓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좌) 마크 샤갈 作 | 요술쟁이 | 1932 | 종이에 과슈

(우) 리처드 보스만 作 | 배 바깥의 남자 | 1981 | 색상 목판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예술작품을 관람하기 위한 공간임과 동시에 인근 거주민과 여행객에게 몸의 휴식을 주는 산책길이자 마음의 휴식을 주는 아름다운 공간이기도 합니다. 존재 자체가 삶의 여유와 사색을 주는 건축물로써 미술관 혹은 박물관은 인류에게 큰 존재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