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기온은 코 앞으로 다가온 ‘연말’을 실감케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맞춰 극장가는 한 해의 끝을 준비합니다. 베일에 싸인 하반기 대작들이 줄지어 개봉을 확정하며 2017년 한국영화의 대미를 장식할 준비에 나섰는데요, 아직 지지 않은 가을을 닮아 따뜻한 드라마도, 차디찬 겨울을 옮겨다 놓은 액션 장르의 작품들도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립니다. 올 한 해 여러분의 마지막 영화로는 무엇이 좋을까요? ‘2017 연말 신작 영화’를 소개합니다.
국내 영화, 연말 스크린 장악
2017년은 ‘한국영화의 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장르, 소재, 배우를 불문하고 대중에게 고루 사랑 받으며 쟁쟁한 외화 라인업 사이에서 흥행의 쾌거를 이뤘습니다. 그리고 이 여세는 남은 두 달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장르별로 골라보는 재미가 있어 더욱 기대되는 연말 개봉 예정 한국영화를 소개합니다.
범죄·액션영화! 보는 재미 그레잇
첫 소개작은 11월 2일 개봉 <침묵>입니다. 영화는, 약혼녀가 살해 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작품의 중심에 선, 대배우 최민식을 필두로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등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올라선 스타들이 함께해 묵직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두 번째 영화는 11월 9일 개봉작 <미옥>입니다. 국내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여성 주연의 느와르로 배우 김혜수가 나섰습니다.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와 그녀를 위해 조직의 해결사가 된 한 남자(이선균), 그리고 출세를 눈앞에 두고 덜미를 잡힌 또 다른 이(이희준) 간의 얽히고 설킨 전쟁을 그렸습니다.
대작의 개봉 소식은 12월에도 계속됩니다. 특히 ‘스크린 빅3’라 부르는 세 편의 영화는 벌써부터 티켓 전쟁을 예고합니다. 그 첫 작품은 가장 먼저 개봉일(12월 20일)을 확정한 <신과 함께>입니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는 이야기로 채워집니다. 1부와 2부로 나눠 제작해 올 연말 개봉에 이어 내년 여름 후속편이 공개될 예정이고, 배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이정재, 김하늘, 오달수 등이 함께합니다.
두 번째 신작은 통일을 앞둔 남북한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첩보전을 그린 영화 <강철비>입니다. 쿠데타로 북한 권력 1호와 정예요원이 남한으로 피신하면서, 정권 교체기를 맞은 남북이 일촉즉발의 성향 다툼을 시작하고 한반도는 최대 위기를 맞는데요, 영화 <변호인>의 감독 양우석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곽도원과 정우성이 주연을 맡아 한층 더 기대를 더합니다.
마지막 추천작은 영화 <1987(가제)>입니다. 현재 12월 개봉을 위한 후반작업 중에 있는 이 작품은, 6월항쟁의 기폭제가 된 고 박종철 치사사건을 둘러싼 실화를 다룹니다. 촛불집회, 정권교체 등 현 시국과도 맞물려 있는 스토리로 관객의 관심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배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이 만드는 6월항쟁의 모습은 어떠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그 밖에도 3편의 영화가 더 있습니다. 남은 연말, 쫓고 쫓기는 스릴 만점 영화와 끝까지 함께해 보세요.
▒ 영화 <7호실>
- 망해가는 DVD방 ‘7호실’에 각자의 생존이 걸린 비밀을 감추게 된 사장과 알바생, 두 남자의 열혈생존극을 그린 블랙코미디 영화
- 11월 15일 개봉 / 이용승 감독, 신하균, 도경수(디오), 김동영 등
▒ 영화 <꾼>
- 희대의 사기꾼을 잡기 위해 뭉친 사기꾼 잡는 사기꾼들의 예측불가 팀플레이를 그린 범죄오락영화
- 11월 22일 개봉 / 장창원 감독, 현빈, 유지태, 배성우, 박성웅, 나나 등
▒ 영화 <기억의 밤>
-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과 기억을 쫓는 동생, 엇갈린 기억 속 살인사건의 충격적 진실을 담은 미스터리추적스릴러영화
- 11월 29일 개봉 / 장항준 감독, 강하늘, 김무열, 문성근, 나영희 등
연말은 역시! 코믹·드라마영화
틈새를 노리는 코믹영화도 있습니다. 11월 2일 개봉작 영화 <부라더>는 뼈대 있는 가문의 진상 형제가 묘한 여인 오로라를 만나 100년간 봉인된 비밀을 밝히는, 11월 극장가의 유일한 코미디 극입니다. 배우 마동석과 이동휘, 이하늬, 조우진이 선사하는 폭발적 웃음에 빵빵 터질 준비를 시작해 볼까요?
같은 날, 또 다른 한편의 가족영화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영화 <내게 남은 사랑을>은 무뚝뚝하지만 그 누구보다 가족을 아끼는 가장 ‘봉용(성지루)’과 그의 가족이 비로소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가족 감동 드라마입니다. 가장으로서 느끼는 쓸쓸함,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아주 보편적인 이야기로 그려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예정입니다.
이어서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감독 진모영의 새 다큐멘터리 영화와 ‘국민엄마’ 배우 고두심 주연의 가족영화도 소개합니다.
▒ 영화 <올드마린보이>
- 세상 모든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영화, 잠수부 박명호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 11월 2일 개봉 / 진모영 감독, 박명호, 김순희, 박철준, 박철훈
▒ 영화 <채비>
- 언젠가는 반드시 헤어져야 할 이 세상 모든 부모와 자식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 11월 9일 개봉 / 조영준 감독, 고두심, 김성균, 유선, 박철민, 김희정 등
재개봉 바람은 외화를 타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때면 가깝게는 몇 달 전, 멀게는 몇 년 전을 회상하곤 합니다. 영화계도 이런 마음을 읽었을까요, 관객을 향해 추억을 선물할 채비에 나섰습니다. 개봉 당시 큰 인기로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한 화제작이 ‘재개봉’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음악영화 레전드의 귀환
재개봉 바람의 시작은 명품 음악영화 <원스>입니다. 2007년 첫 개봉한 이 영화는, 이제 다시 사랑은 없다고 믿는 그와 삶을 위해 꿈을 포기한 그녀의 마법 같은 만남에, 현실감 묻어나는 영상과 절실한 감동의 음악을 더해 완벽한 감성을 만든 작품입니다. 당시 ‘통기타’, ‘길거리 공연’, ‘Falling Slowly’는 우리 모두의 관심사였죠. 애잔한 선율이 주는 레전드 영화는 11월 1일부터 함께합니다.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준비하는 딱 이맘때에 찾아와 더 없이 반가운 <원스>와 함께하세요.
<원스>가 ‘음악영화’의 정점이라면, 그 시작은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입니다. 10년 만인 11월 16일, 관객들과의 만남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사랑이 필요한 남자와 사랑에 상처 입은 여자가 작사와 작곡을 통해 특별한 하모니를 만드는 ‘뮤직 로맨스’는 옆구리 쓸쓸해진 11월과 닮아 더욱 기다려집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드류 베리모어와 휴 그랜트도 반가울 따름입니다.
인생영화는 고전로맨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11월 16일 재개봉합니다. ‘위대한 개츠비’ 작가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1992년 단편집 ‘재즈시대 이야기’ 속 단편의 내용을 각색해 만든 이 영화는, 태어나면서부터 시간을 거슬러 정반대의 인생을 살아가는 한 남자의 삶과 사랑을 담았습니다. 2009년 개봉 당시 스토리, 연기, 영상, 그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영화로 평가 받으며 많은 관객들의 인생영화에 리스트업 됐죠. 올 연말은 선물같이 찾아온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11월 23일, 영화 <이프온리>도 만나보세요. 13년 전 대한민국을 울린 이 작품은 기적적으로 얻은 죽은 연인과의 마지막 하루를 그립니다. 당시 숱한 명대사와 명장면을 남기며 ‘로맨틱 바이블’, ‘인생영화’로 자리했는데요, 이에 재개봉에 대한 기대를 감출 수 없습니다. 바로 옆 연인의 소중함을, 서로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알아가는 시간, 꼭 가져 보기를 바랍니다.
극장가는 올 연말 역시도 많은 관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 영화에 대한 기대는 물론, 다시 보는 재개봉 영화를 향한 설렘까지 선물해주니 두말 할 것 없죠. 2017년 여러분의 마지막 영화는 무엇인가요? 그 대답 속 영화를 만나러 지금 바로 떠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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